안녕하십니까,  강앤강 법률사무소의 강영준, 강소영 변호사입니다. 

11월 두 번째 목요일, 전국 수험생들에게는 단 하루가 일 년을 결정짓는 날입니다. 수능 당일이면 학교 종소리조차 멈추고,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정됩니다. 그만큼 이 시험은 한 사람의 인생 경로에 깊이 관여하기 때문에 수험장 안의 작은 변수조차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만약 시험 중 방송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특히 듣기평가처럼 순서나 집중도가 중요한 영역에서 기술적 오류가 생기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평생 한 번 뿐인 기회를 잃었다는 박탈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남의 한 시험장에서 듣기평가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고, 시험 감독관들은 부득이하게 ' 독해문항부터 먼저 풀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평소 듣기부터 풀도록 연습해온 수험생들은 혼란스러웠고 시험흐름이 완전히 깨졌다는 반응이 이어졌었습니다.

국가적인 시험이라는 예민한 상황 속에서 발생한 기술적인 오류에 대해 감독관의 대처와 국가배상청구, 과연 법원은 어떤 판단을 했을까요?

사건 개요

이 사건은 2022년 11월 17일 시행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전라남도 화순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영어 듣기 평가 방송이 제대로 송출되지 않은 사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해당 시험장의 방송시스템 오류로 인해 원래 13시 10분부터 시작되어야 할 듣기 평가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고 담당 감독관들은 듣기 대신 독해문항을 먼저 풀도록 지시했습니다.

당황한 수험생들 가운데 일부는 시험에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며 시험을 주관한 교육부와 국가를 상대로 각 1천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원고들은 '방송 장비에 대한 사전 점검 미비,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 부재, 감독관들의 혼란스러운 지시와 진행' 등을 이유로 들며 공무원이 시험 집행 중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송사고 발생 직후의 혼선뿐 아니라 시험 순서가 뒤바뀌면서 수험생 개개인이 연습해온 루틴이 무너졌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시험실에서는 감독관의 지시가 늦게 전달되어 시험시작 시간에 2분 정도 차이가 나는 등 시험 환경에서의 불공정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수험생들의 억울함에 공감하면서도 법적으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우선 공무원의 과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의의무 위반'이 있어야 했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판단했습니다.

시험 전에 방송장비 점검이 여러차례 있었고, 외부 방송전문가가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던 점, 사고 발생 직후 3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긴급 회의를 통해 독해문항부터 진행하라는 판단이 내려진 점과 이후 듣기 평가 시간도 추가로 부여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또한 시험감독관들에게는 방송사고 발생 시 대처 매뉴얼이 사전에 교욱되었고 실제로 해당 지침대로 유연하게 대응한 정황도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사후적으로 더 나은 조치가 있었을 수는 있으나 당시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 내려졌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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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원은 원고 수험생 16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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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상황적 불이익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하려면 단순한 불편이나 심리적 충격을 넘어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되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방송사고에 대해 사전에 점검하고 대비하였으며

신속히 조치했다고 인정하여 국가의 손해배상은 어렵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는 판결이었습니다. 준비해온 방식대로 시험을 치르지 못했고 예상치 못한 방송사고로 인해 시험 흐름이 깨졌다는 점에서 분명히 실질적인 피해는 존재합니다만 국가배상책임을 인정받으려면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합니다.

특히 수능처럼 전국 수십만명이 동시에 응시하는 시험에서는 일부 시험장의 돌발상황이 곧바로 국가의 책임으로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공무원들의 대응이 다소 미흡했더라도 '주의의무 위반'이나 '법령위반'수준이 아닌 경우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주 수능을 앞둔 모든 수험생여러분께서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한 해 동안 자녀들과 함께 힘내신 부모님들께도 따뜻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강앤강 법률사무소도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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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앤강 법률사무소는 대한민국 1위 기업 삼성과 대한민국 1위 로펌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이 처음부터 직접 사건 상담을 진행하며 철저한 사건 분석 및 검토를 통해 의뢰인의 사건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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