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강앤강 법률사무소의 강영준, 강소영 변호사입니다. 

​고속도로 위 분노의 브레이크, 단 몇 초의 감정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건번호 2023고단1596은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비켜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량을 급정거시켜 앞차와 일부러 충돌하고, 이에 따라 상해와 차량 손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입니다.

최근 운전 중 감정 제어 실패로 인한 이른바 ‘로드 레이지(Road Rage, 운전 중 분노)’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처럼 고속 주행 환경에서는 사고 발생 시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교통분쟁이 아닌, 고의적 상해 및 재물손괴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로, 유사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사건의 경과와 법원의 판단,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2023년 3월 5일 저녁 8시경, 경산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하행선 83.4km 지점. 피고인은 자신의 차량(그랜저)을 운전하여 1차로를 따라 진행 중이었습니다. 전방에는 피해자 배모 씨가 운전하는 코란도 투리스모 승합차가 같은 1차로에서 주행 중이었는데, 피고인은 피해자 차량이 차선을 비켜주지 않아 자신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인식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 차량의 후방에서 상향등을 세 차례 비추고, 경적을 울리며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해 가속하며 피해자 옆을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피고인은 다시 피해자 차량 앞으로 들어와 차선을 바꿨고, 그 과정에서 피해 차량 운전자 또한 상향등을 켜며 반응하자, 피고인은 화를 참지 못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을 급감속시켰습니다.

약 3초 뒤, 피고인은 급제동을 하여 의도적으로 자신의 차량 뒷부분에 피해자의 차량이 추돌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인 운전자 배 씨와 동승자인 이 씨 모두 목 부위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고, 피해 차량은 70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발생할 정도로 파손되었습니다.

해당 사건은 단순한 추돌사고가 아니라, 고의성이 인정된 특수상해 및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본 사건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단순한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및 제369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해 및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차량은 법적으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합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수십 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을 급정거시키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며, 그 자체로 다른 차량의 탑승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피해자들은 경추 염좌(목 부위 염좌)라는 상해를 입었으며, 이는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처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 차량이 자신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감정적으로 반응하였으며, 그로 인해 고의적인 급제동을 하여 사고를 유발했습니다. 법원은 이처럼 고의성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교통위반이나 과실이 아닌,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 행위로 간주된다는 점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형법 제40조 및 제50조에 따른 상상적 경합범(하나의 행위가 두 개 이상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으로 판단되었으며,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징역형을 선고하였습니다.

판결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되, 1년간 집행을 유예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함께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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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이용한 위협이나 보복성 운전은 ‘자동차’가 아닌 ‘위험한 무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보복운전 사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나 상해 정도, 피고인의 반성 태도에 따라 선고 형량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실형 선고가 내려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운전 중 분노조절 실패는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됩니다. 법적으로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라는 중대한 범죄로 분류되며,

일상에서의 작은 충돌이 평생 지워지지 않을 전과기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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